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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 [전라남도-내일신문 공동 기획│남도 섬순례, 몰랑길 199㎞를 가다4] 11월에 '물매화' 피는 섬 … 곳곳에 화산지형 절경

  •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4-04-19 조회수 1

 

- 이순신 장군이 일 함선 50척 대파한 '거금도(절이도)해전'의 바다 … '금당8경' 육로로 잇는 8개 몰랑길 조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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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의 쓸모는 의외로 광범위하다. 주민에게는 삶의 터전이고, 관광객에는 소중한 휴식과 힐링의 공간이 된다. 소중한 해저 자원의 보고이면서, 우리 영토의 시작이 되는 영해기점의 역할처럼 안보 수호의 첨병 역할도 한다.
정부와 지자체도 그런 섬의 쓸모에 주목하면서 관련 정책과 투자,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우리나라 섬의 64%인 2165개의 섬을 가진 전남도가 섬 둘레길의 명칭으로 브랜딩하고 있는 몰랑길은 그 흐름의 산물이다. 5회의 기획 연재로 '섬'을 다시 생각하고 만나본다.

00240184_P.jpg금당도 율포항 상공에서 본 파노라마. 왼쪽으로 보이는 섬이 거금도다. 이 일대 바다에서 1598년 이순신 장군이 일본 함선 50척을 대파한 '거금도(절이도)해전'이 벌어졌다.


11월 15일 전남 완도군 금당면 금당도 몰랑길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물매화'를 만났다. 자생지가 크진 않았지만 집단군락이 두군데나 있었다. 해발 100m도 안되는 남해안의 섬에서 물매화를 만나다니. 그것도 11월 중순에.

물매화(Parnassia palustris)는 북반구의 온대·아한대에 분포하는 고산식물이다. 범의귀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햇빛이 잘 드는 산지의 습지에서 자란다.

00240191_P.jpg물매화


국가생물종 지식정보시스템의 데이터베이스를 보면 우리나라 물매화 개체군은 큰 산줄기를 따라 분포한다. 물매화 서식지로 잘 알려진 강원도 정선 평창 삼척, 충북 제천, 경상남도 산청과 합천 일대 자생지 대부분이 고산지역이다.

물매화는 우리나라 자생식물 가운데 가장 화려한 꽃 구조를 보여준다. 전체적인 꽃 모양은 매화를 닮았고 입술처럼 생긴 여러개의 암술을 둘러싼 수십가닥의 수술 끝에는 곤충을 유혹하는 헛꿀이 보석처럼 방울방울 맺혀있다.

금당도에서 문화관광해설가로 활동하는 박동훈 선생은 "이 꽃이 물매화인 줄은 몰랐지만 지난 가을에 하얀 꽃이 예뻐서 몇포기 캐서 집에서 번식시키는 중"이라며 "잘 번식시켜서 이 몰랑길을 '물매화길'로 만들어보겠다"고 말했다.

00240185_P.jpg금당도 몰랑길에서 보는 세포만. 바닷물이 육지 안으로 길고 가늘게 파고들었다고 해서 '가늘 세' '항구 포' 세포만이라고 한다.


◆세포전망대 오르면 거금도 '한눈에' = 몰랑길에서는 역시 고산식물로 분류되는 '자주쓴풀'(Swertia pseudochinensis)도 꽤 자주 볼 수 있었다. 자주쓴풀은 산지에서 매우 드물게 자라는 두해살이풀이다.

11월 중순이면 모든 꽃이 사라진 계절인데 금당도엔 '용담' '쑥부쟁이' '구절초' 같은 산들꽃이 지천이었다.

00240189_P.jpg자주쓴풀


'청미래덩굴'도 빨간 열매와 함께 이파리를 그대로 달았고 '사스레피나무'와 '굴피나무'도 열매를 맺었다. '손바닥선인장' 자생개체도 만날 수 있었다. 탐방 내내 활짝 핀 우리 산들꽃을 볼 수 있어 행복했다.

금당도 몰랑길 세포전망대에 오르면 북쪽으로 득량만과 소록도, 동쪽으로 비견도와 거금도가 한눈에 들어온다. 남서쪽으로는 금일도 생일도 약산도 충도 신도 등 완도군의 크고 작은 섬들이 역광을 배경으로 한폭의 수묵화를 그린다.

이 일대 득량만 앞바다는 이순신 장군의 유명한 승전지다. 정유재란 때인 1598년 7월, 일본 전투함선 100여척이 삼도수군통제영이 있는 완도 고금도를 공격하기 위해 출병했다.

이들이 득량만을 따라 거금도와 소록도 사이 바닷길로 들어섰을 때 조선 수군은 이곳 금당도에서 밤을 새우고 북쪽으로 출격했다. 매복지는 지금의 율포항이었을 것이다.

현 거금대교와 연홍도, 고라금해수욕장 인근에서 격렬한 교전이 벌어졌다. 선조 수정실록(선조 31년 8월)을 보면 이 전투에서 이순신 함대는 적선 50여척을 격침시켰다.

"순신자령수군(舜臣自領水軍 : 이순신이 직접 수군을 지휘하여) 돌입적중 발화포(突入賊中 發火砲 : 일본함대 속으로 돌진 함포를 발사함으로써), 소오십여척 적축환(燒五十餘隻 賊逐還 : 50여척을 불태움에 적군이 쫓겨 되돌아갔다)"

선조실록은 "조선 수군은 왜선 50여척을 불태우고 왜군 수급 71급을 챙겼다"고 기록한다. 한산도해전(59척 격침)보다는 작지만 명량해전(31척 격침)보다 큰 승리였다. 역사는 이 전투를 '절이도해전'이라고 기록하는데 절이도는 지금의 거금도다. '거금도해전'으로 바꾸는 게 맞다.

그 전 해인 1597년 8월 조선 수군은 원 균이 사망한 거제 칠천량해전 때 함선과 병사들을 모두 잃어버렸다. 칠천량 패전 이후 1년도 안돼 이순신은 일반 선박들의 안전을 보장해주는 통행첩 발행과 염전(소금) 사업을 통해 조정의 지원 없이 함선 40척과 병사 1000명을 스스로 재건했다.

00240187_P.jpg금당도 몰랑길 8코스 교암청풍바위길. 교암청풍 뒤로 비견도와 허우도, 형제도가 연이어 보인다. 그 뒤로 보이는 높은 산은 거금도 적대봉이다.


◆오랜 침식 거쳐 만들어진 타포니 = 금당도 몰랑길은 위세직(1655∼1721)이 쓴 '금당별곡'에 나오는 '금당 8경'을 잇는 길이다. 금당 8경은 공산제월(孔山霽月) 사동효종(寺洞曉鐘) 기봉세우(箕峯細雨) 울포귀범(鬱浦歸帆) 적벽청풍(赤壁淸風) 화도모운(花島暮雲) 학령낙조(鶴嶺落照) 각암목적(角岩牧笛)이다.

금당 8경의 특징은 그곳에서 바라보는 경치도 좋지만 지형 자체의 경관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경관이 뛰어난 것은 대부분 용암 분출로 생긴 화산암이 오랜 침식을 거쳐서 만들어진 타포니 지형이기 때문이다.

금당도의 화산암은 대부분 유문암 종류이고 일부 응회암도 분포한다. 화산폭발 때 분출된 용암이 굳어지거나 쇄설물이 켜켜이 쌓인 바위들이다.

절대연대 측정 결과 이 일대 화산암은 백악기 말에 생성된 것으로 밝혀졌다. 백악기는 중생대의 마지막 지질시대로 쥐라기가 끝나는 1억4550만년 전부터 신생대가 시작하는 6600만년 전 사이다.

이 시기에 생성된 화산암 가운데 대표적인 지형은 경북 주왕산, 광주 무등산, 전남 화순·승주·장흥·영광 지역의 유문암과 안산암, 인천의 굴업도 선갑도 등이다.

제주도 한라산의 현무암과 조면암, 독도 울릉도의 조면암, 백두산 개마고원 일대의 현무암, 한탄강 유역의 현무암 등은 이보다 늦은 신생대 제3기(6500만년 전부터 200만년 전)의 화산암들이다.

00240188_P.jpg전남도에서 조성한 금당도 몰랑길 지도


2021년 금당도가 전라남도 '가고 싶은 섬 가꾸기' 사업에 선정되면서 새로운 몰랑길 코스가 만들어졌다.

금당도 몰랑길은 그동안 육로로 접근이 어려웠던 해안선을 따라 금당팔경 일부를 걸어서 갈 수 있도록 조성했다. 총 28.5㎞의 금당팔경 몰랑길은 금당도 8개 마을과 기존의 등산로, 해안절벽 등 명소를 두루 거치는 트레킹 코스다.

전체 코스는 1코스 울포귀범길(1.3㎞), 2코스 공산제월길(3.0㎞), 3코스 성산효종길(3.5㎞), 4코스 학령낙조길(2.5㎞), 5코스 사봉세우길(2.8㎞), 6코스 화도모운길(1.3㎞), 7코스 각암목적길(2.0㎞), 8코스 적벽청풍길(1.5㎞)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몰랑길 8코스 적벽청풍길(금당적벽길)과 교암청풍바위길은 백패킹 성지로 알려진 세포전망대(적벽청풍)와 바다 위에 떠 있는 소나무 수석인 가마바위, 교암청풍바위를 모두 볼 수 있는 핵심 코스다.

일부 몰랑길 구간은 바닷가 절벽지대를 지나기 때문에 반드시 현지 해설사의 안내를 받아야 안전한 탐방이 가능하다. 몰랑길 탐방 안내 및 해설은 무료다.

뱃길은 장흥 노력항에서 금당도 가학항까지 20분 정도 걸린다. 대형 카페리 선박이라 버스도 승선이 가능하다.

△문의 : 박동훈 금당도 문화해설사 010-4612-0119
 

00240190_P.jpg화산암이 오랜 풍화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금당적벽

전남도 '가고싶은 섬' 24곳 선정

2015년부터 시작된 전라남도 '가고 싶은 섬' 사업은 지금까지 모두 24개 섬을 주민공모로 선정했다.

섬마다 핵심주제를 정하고 그 섬 고유의 관광자원을 활용해 △체험 프로그램 발굴 △마을식당과 마을펜션 운영 △폐교·마을회관 리모델링 △마을환경정비 △몰랑길(섬 둘레길) 조성 등 기반시설을 확충한다. 시설물 등은 마을공동체로 운영한다.

2023년 11월 기준으로 총 24개 섬이 선정되었다. 여수 낭도 | 여수 손죽도 | 여수 연도 | 고흥 연홍도 | 보성 장도 | 강진 가우도 | 무안 탄도 | 영광 안마도 | 완도 소안도 | 완도 생일도 | 완도 여서도 | 완도 금당도 | 진도 관매도 | 진도 대마도 | 진도 금호도 | 신안 반월·박지도 | 신안 기점·소악도 | 신안 우이도 | 신안 선도 | 신안 옥도ㅣ 목포 외달도 |신안 고이도ㅣ여수 대횡간도ㅣ여수 송도다.

["[전라남도-내일신문 공동 기획] 남도 섬순례, 몰랑길 199㎞를 가다" 연재기사]

글 사진 남준기 환경전문 객원기자 namu@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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